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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BTS 빌보드를 뜨겁게 달구다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

2020년 9월 8일(화)

 

BTS 빌보드 핫100 정상 차지

2020년 9월 1일 아이돌그룹 BTS가 "다이나마이트"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에 올랐다. 1962년 한명숙 "노란샤쓰의 사나이" 1977년 샌드페블스 "나 어떡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 등과 함께 한국대중음악사에 새로운 역사를 쓴 곡으로 기록해야 할 사건이다.

 

빌보드는 BTS가 "Dynamite"로 한 주 만에 1위에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랐다고 웹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미국 대중음악 차트 중에서 메인차트는 빌보드 핫100이다. 핫100에서 1위를 했다면 전세계 1위다. 우리에게는 싱글차트 빌보드 핫100이나 앨범차트 빌보드 핫200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핫100에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니 좀 의아하다.

 

우리는 앨범으로 대중음악을 판매하는 LP시대와 CD시대를 거친 뒤 곧 바로 디지털 음원시대로 넘어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싱글로 대중음악을 판매하는 도너츠판시대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없었던 도너츠판과 엘피판이 공존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차트가 있었다. 해당 주에 100위 안에 든 곡을 소개하는 빌보드 핫100은 싱글차트, 100위 안에 든 앨범을 소개하는 빌보드 핫200은 앨범차트. 싱글차트는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앨범차트는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였다. BTS는 같은 날 빌보드 아티스트100에도 1위에 올랐다. 싱글차트 1위를 했으니 이번 주에 제일 인기 있는 가수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BTS는 빌보드 아티스트100에서도 1위에 올랐다.

 

BTS는 2018년 5월 27일 《러브 유어셀프: 티어》 앨범으로 빌보드 핫200 1위에 이어서 2018년 9월 8일 《러브 유어셀프: 앤서》로 또 다시 빌보드 핫200 1위에 오른다. 두 앨범 모두 차트에 오르자마자 1위를 한다. 2019년 4월 27일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로 또 다시 빌보드 핫200 1위를 기록한다. 11개월 만에 세 번씩이나 1위를 한 것이다. 비틀즈가 1995년과 1996년 사이에 12개월 만에 앨범 3개를 핫200 1위에 올린 이후 첫 기록이다. 그렇지만 핫100 1위는 이 기록을 능가하는 엄청난 사건이다.

 

BTS는 지난 2018년~2019년 불과 11개월 만에 빌보드 핫200에서 연속으로 3차례 1위에 올랐다. Beatles가 1995년~1995년 12개월 만에 빌보드 핫200에서 연속으로 3차례 1위에 오른 이후로 첫 기록이다. 게다가 모두 Hot Shot 데뷔다. 발매 첫 주에 1위에 올랐다는 뜻이다. Beatles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케이팝이 처음 빌보드 핫100에 오른 것은 원더걸스가 부른 "노바디"(Nobody)다. 지난 2009년 10월 31일이다. 2012년 12월 8일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불러일으킨다. 안타깝지만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지 못했다.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지 못한데 대해서 전세계적으로 대중음악 평단에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빌보드는 빌보드 핫100 순위집계에 유튜브 조회수를 포함시킴으로써 비판을 수용했다. 그래서 싸이는 BTS가 달성한 빌보드 핫100 1위에 작은 기여를 했다고 말한다(이혜윤, 2020a).

 

원더걸스는 "Nobody"를 불러서 2009년 빌보드 핫100 76위를 기록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2위까지 올랐으나 1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한류와 아시아 이미지를 바꾸고 있는 BTS

아시아 가수 중에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사카모토 큐뿐이다. 지난 1963년 "스키야키"로 처음이자 마지막 1위에 올랐다. 그래서 "다이나마이트"는 아시아 대중음악 그 중심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아시아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사카모토 큐가 1위곡 <스키야키>를 부르고 있다.

한류 엔터테인먼트 생산물과 아시아인에 대한 이미지도 바꾸고 있다. BTS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기 전인 2014년 한충민·원성빈·김상묵 등이 28개국 소비자 56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품이미지는 7점 만점에 5.76점, 국가이미지는 4.98점, 한류이미지는 제일 낮은 3.89점이었다. 한류는 한국제품이나 한국이미지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별달리 나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좋을 것도 없는 정도였다(한충민, 2017: 63-142).

 

BTS가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2019년 10월 17개국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더니 케이팝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서 두 번째로 꼽은 것은 매력적인 외모스타일(15.9%)이었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36). BTS는 한류이미지를 바꿔놓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BTS는 서양인이 가진 아시아인에 대한 이미지도 바꾸고 있다. 여태까지 아시아인은 조직폭력배이거나 무술을 하는 사람 정도였다. 이소룡·성룡 등 홍콩 스타들이 형성한 이미지다. 이제는 멋지고 세련된 사람이다(Julia Holingsworth. 2019). BTS를 비롯한 한류 스타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미지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접촉경로 및 K-Pop 인기요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2020 해와한류 실태조사 보고서》 16쪽 및 32쪽)

 

외국인들이 케이팝을 접촉하는 경로를 살펴보면, 77.5%가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하고 있다.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 84.6%, 스포티파이 36.5%, 페이스북 29.7%, 구글플레이 24.7%, 인스타그램 23.6% 등이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20).

BTS 마케팅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 구미디어가 LP나 CD 등 피지컬 음반을 이용해서 대중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게이트키퍼로서 자기 역할에 충실하던 시절에는 케이팝이 주류 대중음악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지금은 디지털 음원을 유튜브나 SNS 등 신미디어에서 직접 듣고 팬덤을 형성한다. 게이트키퍼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한다. 즉 주류 미디어에서 케이팝을 소개해 주지 않더라도 전세계 사람들은 이미 케이팝을 즐기고 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세계를 휩쓸던 2012년 BTS는 12월부터 블로그·트위터 등 SNS를 통해 활동을 시작한다. 이듬 해 6월 정식으로 창단한다. 2016년 3월 미국 경제전문지 《Forbes》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한 가수로 BTS를 선정한다. 한 달 동안 539만 건에 달하는 SNS 리트윗을 기록했다. 여태까지는 구미디어를 통해 신곡을 발표하고 차트를 석권한 뒤 팬덤을 형성하는 순서였다. BTS는 SNS를 통해 알리고 팬덤을 형성한 뒤 차트를 석권했다. 대중음악 유통과 소비가 피지컬에서 디지털로, 구미디어에서 신미디어로 변동하는 상황을 간파한 결과다.

 

BTS는 창단 전부터 인스타그램(위)·블로그(아래) 등 SNS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주류의 구미디어가 틀어주지 않아도 팬들은 신미디어를 통해 BTS 음악을 듣고 있다.

 

BTS 경제적 파급효과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방시혁은 8월 3일 방탄소년단 멤버에게 1인당 6만8385주씩 모두 47만8695주를 골고루 증여한다. "다이나마이트"가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이튿날인 9월 2일 방시혁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가 희망 범위는 10만5000원~13만5000원이다. 상한가인 13만5000원에서 결정된다면 멤버 1인당 최소 주식 평가액은 92억3200만원이다. 하한가인 10만5000원으로 상장해도 1인당 보유액은 71억원이 넘는다.

 

노예계약은 옛날이야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난 해 연결기준 매출은 5879억원에 영업이익은 975억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빅3를 합친 것보다 많다. 10월 5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공모 규모만 최대 9626억원에 달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4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이혜윤, 2020b; 이경은, 2020).

 

방시혁 의장은 상장과 주식증여를 통해 한류는 산업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현대경제원구원에 따르면, BTS 인지도가 한 단위 올라가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한 분기에 0.45% 증가한다. 한 해에 79만6000명에 달하는 외국인관광객이 우리나라에 더 들어와서 외래관광객이 7.6% 증가한다는 뜻이다. 이들은 1조63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와 약 7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산출한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한 소비재수출액은 의류는 2억3398만 달러(9월 5일 환율 1달라 1890원 기준, 442억2222만원), 화장품 4억2664만 달러(806억3496만원), 음식류는 4억5649만달러(862억7661만원). 양자를 합친 총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 4조1400억원과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4200억원 등에 이른다(정민·오준범·신유란·류승희. 2018: 7-9).

 

출처 : 정민·오준범·신유란·류승희. 2018.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현대경제연구원. 15쪽.

 

BTS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을 상실한 아이돌과 착취하는 비윤리적인 기업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불식시키고 있다. 2019년 3월 강남 클럽 폭행사건, 즉 승리게이트 또는 버닝썬게이트가 불거졌다. 외신들은 한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돈과 인기만 좇다가 도덕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한류 아이돌 스타는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으로 전락한다. 한류 기업은 아이돌을 착취해서 번 돈으로 각종 범죄를 일으키는 비윤리적인 기업으로 낙인찍힌다(강준만, 2020: 581-583).

 

강남 클럽 '버닝썬' 이사직을 맡았던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2019년 2월 27일 오후 해외 투자자 성접대 및 해피벌룬 의혹을 조사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자진출석 하고 있다(사진, 김휘선 기자 / © 머니투데이)

 

방시혁 의장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전에 BTS 멤버에게 주식을 증여함으로써 모든 우려를 잠재웠다. BTS는 유엔본부 아동기금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주세요.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나갑시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미국 ABC 텔레비전에서 생중계한 6분짜리 영상은 미국내 일부 학교에서 자기긍정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총알을 막아내는 방탄조끼처럼 10대에 대한 모든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뜻은 방탕소년단이라 이름 지었다. 다른 한편으로 청소년들을 향해 부모를 졸라 몇 십만 원짜리 패딩을 입는 청소년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등골브레이커스"라는 노래가 던지는 메시지다. 잔소리도 BTS가 하면 손뼉 치며 열광한다(김윤덕, 2018).

 

2018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TIME>은 BTS를 '차세대 리더'(Next Generation Leaders)로 선정하고 10월 22일자 표지인물로 실었다.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BTS가 부르는 놀라운 노래를 듣고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치고 힘든 일상에 BTS가 "다이나마이트"로 전하는 메시지, 한 번 느껴보시라!


참고문헌


강준만. 2020. 《한류의 역사 – 김 시스터스에서 BTS까지》 인물과사상사.

김윤덕. 2018. “방탄소년 열공기.” 조선일보 6월 9일자.

박용정·류승희·정민·한재진. 2019. “방탄소년단 성공요인 분석과 활용방안.” 현대경제연구원.

신현준. 2013. 《가요, 케이팝 그리고 그 너머 – 한국대중음악을 읽는 문화적 프리즘》 돌베개.

이경은. 2020. “BTS, 증여세도 ‘다이너마이트’.” 조선일보. 9월 4일자.

이혜윤. 2020a. “싸이 BTS 진심 자랑스러워 나도 빌보드 다시 도전할 것.” 조선일보 9월 2일자.

이혜윤. 2020b. “빌보드 1위에 하루 새 몸값 두 배로 ··· ‘빅히트’ 기업가치 6조원 이를 듯.” 조선일보 9월 3일자.

정민·오준범·신유란·류승희. 2018.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2020 해외한류실태조사》

한충민. 2017. 《한류 브랜드 세계화 – 이론과 실행전략》 한경사.

한충민·원성빈·김상묵. 2014. “심리적 거리가 한류 선호도와 한국 국가이미지에 미치는 영향” 《국제통상연구》 19(1): 121-143.

Julia Holingsworth. 2019. “Why the past decade saw the rise and rise of East Asian pop culture.” CNN. 29th December.

Marian Liu. 2020. “The branding genius of K-pop band BTS.” The Washington Post. 30th January.

 

최석호 라이프 칼럼. 2020. "빌보드 뜨겁게 달군 BTS". <헤럴드경제> 9월 8일자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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