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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연구 (Leisure Studies)

술 마시는 남자, 수다 떠는 여자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소장

2007년 8월 25일(토)

 

국민여가조사  

문화관광연구원에서 조사한 “2006 국민여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주하는 여가활동 아홉 가지는 텔레비전 시청과 라디오 청취(68.3%), 잡담 및 통화하기(23.6%), 게임(23.4%), 목욕 및 사우나(22.9%), 음주(22.1%), 신문 및 잡지보기(20.5%), 영화보기(20.4%), 계모임․동창회․사교모임 등 각종 모임 참석(18.3%), 쇼핑(17.7%), 산책(16.9%), 낮잠(16.1%), 인터넷서핑 및 채팅(15.5%) 등이다. 이 중에서 두 가지가 특히 이목을 끈다. 사교적 여가활동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점과 여가활동의 성별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러나 잡담이나 목욕(찜질방) 등 여자들이 주로 하는 여가활동은 개인적이기 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소통적 여가활동이다. 남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이 적어서 소통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나타난 반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상대적으로 시간압박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도 해석 할 수 있다.

혼자 노는 남자, 소통하는 여자

이를 다시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는 음주, 게임, 신문 또는 잡지 보기 등과 같은 여가활동을 더 많이 한다. 반면에 여자는 잡담 또는 전화통화, 쇼핑, 목욕 등과 같은 여가활동을 더 많이 한다. 음주는 주로 남자가 하는 사교적 여가활동이다.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음주를 하거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술을 마신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자들이 하는 여가활동는 소통적인 여가활동으로 분류되지만 실상은 단절적이다.

 

그러나 잡담이나 목욕(찜질방) 등 여자들이 주로하는 여가활동은 개인적이기 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소통적 여가활동이다. 남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이 적어서 소통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나타난 반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상대적으로 시간압박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불행한 남자, 행복한 여자

그렇다면 여자와 남자 중에서 어느 쪽이 자신의 여가생활에 더 만족하고 있을까? 남자들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서 별다른 기술 없이도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모도 적은 여가활동, 곧 음주를 즐긴다. 그러나 음주를 하면 할수록 몸은 몸대로 축나고 정신은 정신대로 황폐해져 간다. 당연히 여가활동 만족도가 떨어지고, 자신의 여가활동에 만족하지 못한 남성은 자신의 삶을 창조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충전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매사에 의욕을 잃는다. 이번 주에는 아니 오늘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반면에 여자들은 사회적 관계를 복원시키는 소통적 여가활동과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주로 한다. 물론 타인과의 여가소통 중에 갈등과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긍정의 힘이 우리 인생을 건강하게 하는 만큼 갈등과 마찰이 삶의 의욕을 더욱 고취하기도 한다.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골방에서 나만의 여가로 시간을 죽이는 남자보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부대끼는 여자가 훨씬 더 행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밖으로 나가서 한강시민공원을 한 번 거닐어보고 북한산에도 한 번 올라가 보자! 디지털카메라동호회나 볼륨댄스동호회에 가입해서 진지한 여가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최석호 칼럼. 2007. "남녀 누가 여가생활을 잘하나". <한국일보> 8월 25일자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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