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레저산업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최석호 소장

2020년 12월 29일(화)

 

여가산업은 엔터테인먼트·관광·스포츠·예술 등 4개 하위부분으로 구성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여타 산업부문과 마찬가지로 여가산업은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판데믹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전체에서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예술산업을 제외하고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관광산업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3.6% 줄어든 239만 5010명. 같은 기간 해외여행을 다녀 온 우리 국민 숫자는 83% 감소한 412만 4347명. 중국인관광객은 86.6% 감소한 66만 9269명, 일본인관광객은 84.5% 감소한 42만 8537명에 불과하다. 크루즈관광객은 5월 이래 단 한 명도 없다.

한국관광공사. 2020. "방한 외래관광객·국민 해외관광객 및 관광수입·지출 동향"

2020년 11월말 현재 관광수입은 71억 160만 달러에 그친 반면 관광지출은 101억 2490만 달러에 이르렀다. 외래관광객 1인당 2891달러 쓰고, 국민 해외관광객은 2414달러를 썼다. 결과적으로 관광수지는 26억 896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동기 73억 6506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보면 관광수지 적자폭은 크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 2020. "방한 외래관광객·국민 해외관광객 및 관광수입·지출 동향"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관광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등록된 여행업체(일반·국내·국외여행업)는 2만1540개다. 2019년 2만 2283개 업체에서 743개 업체가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 문을 닫은 여행업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을 유지한 채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둘째 주에 소상공인사업장 매출 분석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도 관광객이 증기한 지역이 있다. 가장 높은 39% 증가를 기록한 전남 진도군과 강원도 고성군을 비롯해서 경남 남해군 35%, 함양군 33%, 전북 무주군 24% 등 전년 대비 놀랍게 증가했다. 다섯 곳 모두 새로 지은 캠핑장이 있는 곳이다. 게다가 진도군의 경우에는 신설 캠핑장에 덧 붙여서 송가인 효과가 한 몫 했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자면 한국관광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시사하고 있다.

 

출처 : <조선일보> 2020년 9월 1일자

스포츠산업

스포츠 부문은 올 한 해 한 없이 힘겨웠다. 2019년 프로야구 입장객은 728만 6008명이었으나 올해는 32만 8317명에 그쳤다. 프로축구는 2020년 12월 27일 현재 159경기 8만 6640명으로 경기당 평균 544명이 축구장을 찾았다. 2019년 412경기를 치를 동안 경기당 평균 5769명 연간 237만 6923명에 이른 2019년 대비 96.4% 감소했다. 어렵기는 매양 한가지다.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를 취소했다. 월드컵을 내년 2월로 연기한 것을 비롯 하계올림픽,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대회 등 메가이벤트를 모두 연기했다.

연도별 프로야구 관중 숫자(프로야구윈원회)

한 가지 특기할 사항은 골프산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발간한“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0년 6월 셋째 주 현재 골프장 예약 건수는 19만 8000건으로 2019년 상반기 17만 5000건과 비교해 약 13.2%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이후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8.1%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분석한 전국 이동데이터에 따르면 골프장 방문객과 스크린골프장 방문객 숫자는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0%, 46%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산업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드라마틱한 한 해였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코로나 판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였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우리 영화 <기생충>은 2월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두 6개 부분 후보에 오른데 이어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모두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수상 다음 날인 11일부터 돼지슈퍼·스카이피자 등 영화촬영지로 국내외 걷기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농심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파구리(짜빠게티+너구리) 컵라면’을 출시했다.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봉준호 감독 영호 <기생충>

9월 1일 아이돌 그룹 BTS는 "다이나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빌보트 메인차트에 처음으로 올랐다. 지난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큐가 부른 "스키야키"라는 곳이 3주 동안 빌보드 핫100 1위에 머문 이래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이다. 9월 19일에는 블랙 핑크가 "아이스크림"을 1위에 올린다.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사카모토 큐가 1위곡 "스키야키"를 부르고 있다

빌보드 핫100, 핫200, 아티스트100 등을 휩쓴 BTS

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0월 5일 공모주 일반청약 최대가 9626억 원으로 상장함으로써 시가총액은 4조6000억 원에 이르렀다. 10월 17일 현재 "아이스크림"은 15주째 차트를 지키고 있다. BTS는 경쟁이라도 하듯 9월 26일 또 다시 1위에 오르고, 12월 5일에는 우리말로 부른 "Life Goes On"을 또 다시 1위에 올린다. 3주째 1위 기록이다. 두 곡을 1위에 올렸고 모두 10곡을 차트에 올렸다.

나가면서

한국관광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 한 해다. 한국스포츠는 90% 넘게 떨어지는 위기 속에서 국위선양과 프로스포츠라는 공식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엔터테인먼트는 세계화 20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엔터테인먼트와 한국골프는 여가산업을 넘어 한국의 미래 먹거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한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