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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구락부

북리뷰 《눈 떠보니 선진국》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최석호 소장

1. 저자 눈 떠보니 선진국박태웅

저자 《눈 떠보니 선진국》 박태웅

박태웅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였고 한겨레신문 기자로 일했다. 한겨레신문에서 한겨레21창간팀으로 창간을 주도했고, 씨네21창간에도 기여했다. 1999년 신문사를 떠나 대한민국 내 최초의 허브사이트를 지향하는 <인티즌>을 설립하여 언론계와 벤처업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안철수연구소> 경영지원실 실장, 웹보안 전문회사 <자무스> 대표이사, <엠파스> 부사장, 열린사이버대학교 부총장, KTH 부사장을 거쳐 현재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2021년 정보통신분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눈을 떠보니 선진국이 되어있었다등 여러 칼럼을 썼다.

2014년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사 케이스타일트립을 창업했다가 망했다. 그러나 한빛미디어에서 20217월 출간한 눈 떠보니 선진국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다.

2. 요약 《눈 떠보니 선진국》

1부 선진국의 조건

선진국이 되기까지 지독하게 달려왔다. 해결해야 할 문화지체(cultural lag)들이 언덕을 이루고 있다. 무턱대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지 말고 무엇과 왜를 무어야 한다. 언제나 문제를 정의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숫자가 말을 할 수 있을 때 사람이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지표를 바꿘야 한다. 서른이 넘었으면 키 내는 건 이제 그만둬야 한다. 중산층을 두터운 사회가 선진국이다. 합리적인 시민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협상과 타협 태도가 몸에 밴 시민이 대한민국을 가장 살리 좋은 선진국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박태웅. 2021. 《눈 떠보니 선진국》 한빛비즈.

2부 고장 난 한국사회

인공지능시대의 교육에서 조기교육은 폐기해야 한다.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 배운 것은 금새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혼자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한국 리틀야구는 세계최고다. 그러나 성인야구는 일본야구에 뒤진다.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키워야 할 때에 커브·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익혔기 때문이다. 꼼짝 않고 앉아서 공부만 시키면 오히려 체형이 비틀어지고 건강이 나빠진다. 미국 네이퍼빌 고등학교에서 수업 전에 학생들에게 운동을 시켰더니 수학 성적이 1년 만에 19.1점이나 올랐다.

인공지능교육은 컴퓨팅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논리적 사고력이나 수학적 사고라고 해도 좋다. 문제를 의식하고 되짚어 중요한 오류를 찾아내고(debegging), 상대의 요구를 듣고 관찰해 세밀하게 이해하고(requirement specification), 있을 수 있는 경우를 미리 생각해 보고(user scenario), 반복되는 일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능력(algorithm)을 길러주는 것이 인공지능교육의 핵심이다.

모든 나라에서 차는 오른쪽으로 달리는데 영국과 일본은 왼쪽으로 달린다. 채찍 휘두르면서 마차 달리던 시절에 알맞았던 방식이 경로의존으로 자리잡으면서 자동차도 왼쪽을 달리도록 한 것이다. 경로의존이다. 일본은 아무 이유 없이 영국을 따라하는 경로의존 때문에 왼쪽으로 달리고 있다. 경로의존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한다.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해서 면죄부를 발행한 교회,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 법원, 기소를 독점한 검찰, 기자실을 만들어서 정보를 독점한 기자 등 모든 경로독점은 무너지게 되어있다. 최악은 경로의존과 경로독점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3부 인공지능시대

산업혁명으로 사람 몸을 대체했다. 저학력 수작업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상당수 사라졌다. 지금은 지능 또는 정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2차산업혁명 피해자는 육체와 정신을 가리지 않겠지만, 특히 대졸 이상 사무직 종사자 상당수가 사무실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안전장치가 있는 변동 수용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 정신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법적·사회적·제도적·문화적 시뮬레이션이 절실하다. 학제 간 공동연구를 위한 소셜트윈이 꼭 필요하다.

대용량 분산처리숨겨진 패턴은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고 있어야만 하는 두 개념이다. 아주 큰 파일 하나를 읽어 들이는 시간보다 그 파일을 100개로 쪼개서 100개 하드디스크에 분산·저장한 뒤 불러들이면 시간이 훨씬 적게 든다. 프로세스 유니트, 즉 코어를 병렬로 연결하면 하드웨어 발전 없이도 연산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대용량 분산처리를 한다. 인공지능은 생각하는 지능이 없다. 다만 무수한 연산을 통해 최적에 가까운 값, 즉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입력 데이터가 이상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계산에서 전체 시간의 80%를 데이터 정제에 사용한다. 아무리 알고리듬이 훌륭하고 연산기능이 막강하더라도 오염된 데이터를 넣으면 오염된 결과만 나온다.

어떻게 진실하고,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할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공통규범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알고리듬만으로 네이버 포털에 기사를 배치해서 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음식배달업체 요기요에서 배달기사 등급을 순수하게 인공지능이 부여하고 있어서 기업은 모른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류의 말은 기술을 하는 사람이 함부로 해선 안 된다. 아마도 이 말을 한 사람은 엔지니어가 아닐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거나 알고리듬으로 했기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전문가가 이런 말을 했다면 그것은 속임수다. 애플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인공지능으로 신용도를 측정했다. 여성 신용도가 남성보다 낮게 나왔다. 애플은 해당 인공지능을 폐기했다.

3. 리뷰 눈 떠보니 선진국: 눈 떠보니 베스트셀러

BTS 빌보드 석권,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수주 싹쓸이 등 국뽕으로 독자의 시선을 일단 집중시킨다. 백서보다는 녹서를, 측정가능한 행정,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합리적인 시민을 기르는 교육 등 진짜 선진국 되기 위한 과제를 풀어나간다.

쉬운 문장, 잘 읽히는 글쓰기, 최적 사례, 적당한 분량. 대중서가 갖춰야 할 것들을 잘 갖췄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새롭게 깨닫는 내용도 많다. 그러나 저자의 전공은 인공지능이다. 이 부분에 집중했더라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눈 떠보니 선진국》을 단 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은 <다스뵈이다>

억지로 늘려 놓은 산만한 주장들, 일맥상통하는 구성의 부재, 비현실적인 교육개혁 주장, 장관과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등 한 권으로 엮은 책이 아니라 그냥 책 분량만 채우는데 그치고 말았다. 기왕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니 향후 과제로 잘 풀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