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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연구 (Leisure Studies)

언택트 레저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 (2021824일)

 

[라이프칼럼] 언택트 레저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는 레저생활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상 관객이 가장 적었던 개막 원년 1982년에도 141만8000명이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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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계는 코로나 4차 대유행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로 말미암아 우리 일상과 여가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직전 해인 2019년 큰 전환이 일어났다. 핸드폰 데이터 사용량이 컴퓨터를 앞질렀다. 코로나 때문에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영화관 수익은 2024에나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음악 공연수익은 2025년이 되도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가정에서 관람하는 가입형 주문비디오(SVOD, subscription video on demand) 수익은 영화관 수익의 1/3에 불과했다. 2024년이 되면 영화관 수익의 2배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계 OTT(over-the-top) 수익률 평균은 9.4%나 된다(PwC. 2021.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코로나가 불을 지른 것이다.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에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로 전환은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코로나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시장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시켜서 언택트 엔터테인먼트를 대세로 잡아가고 있다.

넷플릭스 등과 같은 OTT회사에 가입해서 보고 싶은 영화 또는 드라마를 시청하는 가입형 주문비디오 수익은 2019년 극장 수익을 추월했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 격차를 더욱 벌이고 있다(© PwC).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상 관객이 가장 적었던 개막 원년 1982년에도 1418천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2020년 한 해 동안 야구장을 찾은 관객은 328317명에 불과하다.

뜻밖에 골프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예약건수는 175천 건이었는데 2020년에는 198천 건으로 13.2%나 증가했다. 골프장 방문객숫자는 20% 증가했고, 스크린골프장 방문객숫자도 46%나 증가했다. 같은 시간대에 필드에 있는 골퍼 숫자는 적은데 필드 상대적으로 넓다. 전형적인 언택트 스포츠다.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해외골프인구가 국내골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박용정·류승희·정민. 2020.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현대경제연구원).

여가시장에서 관광과 여행만큼 드라마틱한 변동은 없을 듯하다.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이나 관광수입 감소는 통계수치를 제시할 필요조차 없다. 국내여행만 보더라도, 지출액은 201944조원에서 202045.4%나 감소한 24조원에 그쳤다. 여행횟수는 34.7%줄고, 여행일수는 40.6%줄었다.

그런데 성장하고 있는 관광시장도 있다. 캠핑이다. 버너나 코펠 등 그야말로 야생으로 들어가는 수준으로 캠핑을 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간편하고 편리하다. 글램핑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stay+vacation)도 마찬가지다. 요즘 젊은이들은 방과 바캉스를 합성해서 방캉스라고 부른다. 영국에서는 주로 국내에서 보내는 여름휴가를 뜻하고, 미국에서는 집이나 집근처에서 보내는 여름휴가를 뜻한다. 코로나 이후 여행은 캠핑과 스테이케이션으로 대별된다. 언택트 여행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영국 사회조사연구소 어큐물레이트(Accumulate)가 성인 1015명을 대상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사람 71%가 영국 내에서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지난 해 영국에서 스테이케이션 여름휴가를 보낸 영국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6월 현재 9월 호텔 객실은 3%, 10월은 17%만 남아 있는 상태다.(Accumulate. 2021. “The Rise of Staycations: 2021 and beyond”).

미국에서는 2009년에서 2012년 사이에 일시적으로 방캉스가 증가했다. 이유는 경제위기 때문이었다. 2009년 여름 미국 사람 중에서 65%가 휴가를 다녀왔고, 39%는 휴가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이유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여름휴가를 다녀 온 사람들도 35%는 휴가기간을 줄이고 46%는 경비를 줄여서 다녀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 때문이다. 휴가를 떠나지 않고 집에서 방캉스 한 사람은 34%에 달했고, 집 근처에서 휴가를 보낸 사람들도 48%나 됐다. 이전에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다. 1% 미만이라는 뜻이다(Richard K. Miller & Associates. 2010. The 2010 Leisure Market Research Handbook. 217~220, 354~356).

경제위기를 거의 극복한 2012년 여름휴가를 다녀 온 사람은 2010년보다 6% 줄어든 60%였다. 하지만 더 자주 여행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8%2010년보다 6% 증가했다. 여름휴가에서 1천 달러 더 쓰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010년보다 14%나 증가한 48%였다. 더 자주 여행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 늘어난 8%였다. 방캉스는 또 다시 통계에서 사라졌다(Richard K. Miller & Associates. 2014. Travel & Tourism Market Reserch handbook 2013~2014. 555).

최근 10년 동안 매년 여름 구글 검색창에서 글램핑을 검색하는 사람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된 2020년 여름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글램핑이 갖춘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언택트 레저로서 각광받고 있다.

글램핑은 2000년 말에 등장해서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 급성장했고 올해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미국사람 중에서 생애 처음으로 캠핑을 한 사람(first-time campers) 숫자는 2019년 대비 5배 증가했다. 지난해 한 차례 이상 캠핑을 한 사람은 48백만명, 그 중에서 생애 처음 캠핑을 한 사람은 11백만명이었다.

이 중에서 55%는 코로나 때문에, 66%는 코로나와 글램핑장이 갖춘 편의시설 때문에 캠핑을 선택했다. 성장기 자녀를 둔 가족캠퍼 중 64%는 캠핑을 가장 선호하고, 63%는 다시 캠핑하겠다고 응답했다. 캠핑유형별로 살펴보면, 초보캠퍼(45%)와 베테랑캠퍼(25%) 모두 가장 많이 한 캠핑 유형은 글램핑이다(Cairn Consulting Group. 2021. North American Camping Report).

코로나 판데믹으로 말미암아 캠핑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급격하게 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21년 여름 두드러진 변화는 스테이케이션이다. 지난달 사람인에서 전국 성인 남녀 35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4.3%가 여름휴가를 다녀오겠다고 응답했고 35.7%는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여름휴가를 다녀오겠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 가장 많은 63.6%는 바다로 갈 계획이다. 그 다음은 호캉스(호텔+바캉스, 21.3%)와 캠핑(16.7%)이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스테이케이션에 해당한다. 38%나 된다.

사람인에서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전국 성인남녀 3554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 여름휴가를 다녀오겠다는 사람은 64.3%로 미국과 비슷하고 영국보다 10% 낮다(© 사람인).

20215인크루트에서 직장인 7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휴가 조사에서도 스테이케이션 경향은 뚜렷하다. 호캉스를 보내겠다는 사람이 34.2%나 됐다. 또한 지난해에는 집에서 휴식하겠다는 사람 비율이 17.1%였는데 올해에는 28.3%로 껑충 뛰어올랐다. 스테이케이션 여름휴가는 64.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크루트에서 2021년 5월 직장인 7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름휴가조사에 따르면, 호캉스와 집콕 등 스테이케이션이 62.5%에 이른다(© 인크루트).

20208월 둘째 주 소상공인사업장 매출 정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전국에서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전남 진도군으로 코로나 판데믹 이전이었던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코로나 판데믹으로 말미암아 휴가여행 취소가 속출했다. 전국 대분 지역에서 여름휴가 시즌인데도 매출이 감소했다.

그런데 코로나 판데믹 이전보다 매출이 증가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유는 신규로 개장한 대명리조트 오토캠핑장 때문이었다. 진도군을 비롯해서 매출이 늘어난 상위 5곳 중 모두 새로 지은 캠핑장 때문에 관광객이 늘었다(최은경. 2020. “올 인기 피서지는 진도······캠핑장 낀 산도 북적”. 조선일보 8월 24일자).

2020년 여름휴가 기간 중 소상공인 매출변화에 대한 빅데이타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한 증가한 상위 5곳은 모두 신규로 캠핑장을 건설한 곳이다(©조선일보).

지난 200471일부터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레저는 큰 폭으로 변동했다. 우리보다 먼저 노동시간 감축과 레저변동을 경험한 선진국에서 배우지도 못했고, 5일 근무제 도입과정에서 우리가 겪은 변동으로부터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 언택트 레저는 다시 한 번 모든 것이 바꿔놓고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

참고문헌

박용정·류승희·정민. 2020.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현대경제연구원.

최은경. 2020. “올 인기 피서지는 진도······캠핑장 낀 산도 북적”. 조선일보 824일자.

Accumulate Capital. 2021. “The Rise of Staycations : 2021 and beyond”.

Cairn Consulting Group. 2021. North American Camping Report

Richard K. Miller & Associates. 2010. The 2010 Leisure Market Research Handbook.

Richard K. Miller & Associates. 2014. Travel & Tourism Market Reserch handbook 2013~2014.

PwC. 2021.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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