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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구락부

북리뷰《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석호 한국레저경영연구소장

민주화에서 세계화로

우여곡절 끝에 민주화를 이루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한국 사람이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었다. 경제적으로도 순항을 계속 이어갔다. 적어도 아시아의 공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동시에 우리 시장도 잘 지켜냈다. 나이키가 들어오면 나이스를 만들고, 아디다스가 들어오면 아디도스를 만들었고, 아놀드 파마가 들어오면 아놀드 파라솔을 만들었다. 심지어는 국산 브랜드 프로스펙스 짝퉁을 못 만들도록 제조사가 직접 짝퉁을 만들었다. 프로스포츠다. 난공불락의 내수시장과 천하무적의 저가제품으로 세계시장을 뚫었다. 베껴서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잘 굴러갔다.

 

그러나 불안했다. 세계화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치적 변화 못지않은 거대한 변화가 또 한 차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71127일 한국은 마침내 IMF 경제위기를 맞았다. 국가부도! 나라가 회사도 아닌데 부도라니? 대학을 졸업한 우리 딸과 아들이 일할 곳이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업에서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면서 취업설명회를 열었는데 말이다. 청년실업이다. 우리 아버지가 아침에 출근했는데 회사로 가지 않고 뒷산 공원에 있다가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조기퇴직이다. 멀쩡한 사람들이 길바닥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노숙자다. 제일은행이 처음 뜯는 이상한 이름으로 바뀌었고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회사를 떠났다. 눈물의 비디오다. 1,000원도 하지 않았던 1달러가 순식간에 3,000원을 넘었다. 유학생들은 서둘러 귀국했다.

 

그리고 세상은 또 다시 달라졌다. 민주화에 이어서 이제는 세계화다. 난공불락의 내수시장은 사라졌다. 쏟아져 들어오는 질레트면도기 앞에서 도루코면도기는 목욕탕 일회용품으로 전락한다. 루이비통 가방 앞에서 이태원 짝퉁 시장은 무너진다. 시세이도 화장품 앞에서 국산 화장품은 아사 직전까지 간다. 수출시장에서도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이 많아지면서 싼 가격이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IMF 경제위기 터지던 날 밤에도 삼성자동차 부산공장과 계동 현대본사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열심히 일하다가 경제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제는 밤낮없이 열심히 일해도 안 된다.

 

민주화의 열매를 따지도 못했는데 세계화하란다. 미래는? 지금 여기서 뭘 해야 하나? 민주화라는 안경으로는 더 이상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세계화라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모든 개인이 지구상의 모든 인류와 겨루고, 모든 개별 기업이 전 세계 모든 기업과 무한경쟁을 하는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다. 보호막이 사라진 새 시대는 새로운 시각과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세상을 달리 볼 수 있는 창의적인 시각, 이것 역시 책에서 얻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또 다시 책이다.

조지 리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풀빛.

맥도날드 명예훼손 재판

19909월 햄버거 식당 맥도날드는 다섯 명의 런던 그린피스(London Greenpeace) 소속 무정부운동 활동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활동가들이 맥도날드 무엇이 잘못 되었나?”(What’s Wrong with McDonald’s?)라는 전단지를 배포함으로써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맥도날드의 이익이 침해되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고객들을 오염시키고, 3세계를 굶주리게 하고, 직원들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을 학대하고, 어린이를 타락시켰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고발이다.

 

문제의 반맥도날드 전단지 '맥도날드 무엇이 잘못되었나?'

세 명의 활동가는 맥도날드에 사과했지만, 헬렌 스틸(Helen Steel)과 데이비드 모리스(Dave Morris)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재판을 받았다. 맥도날드의 의도와 달리 이 재판은 순식간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스틸과 모리스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엄청난 소송비용을 후원하기 위한 맥도날드 명예훼손 재판 후원 캠페인(the McLibel Support Campaign)이 벌어졌고, 1996년 문을 연 후원 웹사이트 맥스포트라이트(McSpotlight)는 그 해에만 700만 명이나 방문하는 기록을 올렸다.

 

맥라이벨 후원 사이트 mcspotlight. 아래를 클릭하시면 전체 산건 전개와 관련 자료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M c S P O T L I G H T

McDonald's spends over $2 billion a year broadcasting their glossy image to the world. This is a small space for alternatives to be heard. New to the site? Start Here Who, What, Why? Contact us Join mailing list here:

www.mcspotlight.org

사전 재판에서 양측 모두 80명의 증인 청문회를 신청하는 등 재판을 준비하는 데에만 36개월이 걸렸고, 실제 재판을 진행하는 데에도 26개월이 소요되었다. 일부 증거의 복잡성을 감안해서 배심원 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6개월이 더 흘러서 영국 사법역사상 가장 길었던 재판으로 기록되었다. 제품포장과 쓰레기, 노동자 및 어린이 착취, 영양과 건강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에 대해서 양측 모두 인정했지만, 그 사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양측은 매번 충돌했다(Matthew Paterson. 2001. Understanding Global Environmental Politics Domination, Accumulation, Resistance. Palgrave. 118~140).

 

맥도날드 재판을 다룬 다류멘타리 영화 McLibel.

일례로, 스틸과 모리스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어린이 착취로 보았지만, 맥도날드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보았다. 맥도날드의 입장에서 보면, 이 재판은 경영과 마케팅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윤의 세계화에 관한 재판이다. 다국적기업이 지역마다 특화된 홍보를 할 수도 있고, 글로벌하게 광고할 수도 있는 만큼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판단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어린 아이를 장난감으로 유혹하고 마치 건강에 좋은 음식인 것처럼 광고해서 다량의 햄버거를 먹도록 한 맥도날드에 대한 스틸과 모리스의 불타는 분노 역시 세계화된 것이다. 연간 700만 명이나 방문하는 맥도날드 명예훼손 재판 후원 캠페인 웹사이트는 더 이상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시민사회와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의 공통 관심사다.

 

1997619일 저스티스 벨(Justice Bell) 판사는 762쪽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한편으로 맥도날드의 손을 들어주고, 다른 한편으로 시민운동가의 손을 들어주었다. 벨 판사는 맥도날드가 제3세계를 굶주리게 하거나 중앙아메리카 열대우림을 방대하게 훼손시킨 치명적인 독성물질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기각했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좋은 영양을 공급하는 것처럼 과장 광고함으로써 어린이를 유혹했고 노동자들에게 적은 임금만을 지급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맥도날드 명예훼손 재판 이후 세상도 변했고 맥도날드도 변했다(The world has moved on since then so has McDonald’s.”. BBC News. 2005. “McLibel : Longest case in English history. 15 February.). 결과적으로 맥도날드 명예훼손 재판(McLibel case)은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신념체계의 세계화에 관한 재판이다(So it becomes clear what this trial is about globalisation of culture and belief system. ··· To be in a McDonald’s is to glimpse the world as reducible to be a management and marketing issue. This is the globalisation of profit. Yet equally globalised is the burning resentment of Mr Morris and Ms Steel.” Bryan Appleyard. 1994. “Big Mac vs Small Fries”. The Independent 4 July).

 

Channel 4에서 제작한 드라마 McLibel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 하나 가지고 이렇게 엄청난 재판을 벌여야만 하는가? 왜 이 재판이 세계화 문제인가? 도대체 세계화란 무엇인가?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맥도날드(McDonald’s)는 글로벌하게 장사하는 단순한 패스트푸드 가게가 아니다. 근대사회(modern society) 그 자체가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의 산물이다. 맥도날드와 맥도날드화는 근대사회를 절정기에 이르게 한 합리화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고 또 문제가 된다(George Ritzer. 1999.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김종덕 역. 시유시. 21쪽~78).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을 생각해 보라!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수립된 목표를 정해진 규칙과 규정에 따라 행정조직과 세금으로 달성한다. 공무원 개개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들 나름의 노하우를 발휘하는 것도 아니고 종교와 같은 가치체계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공무원이 목표를 수립하는 것도 아니고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목표, 수단, 방법 등은 이미 제도적으로 주어져 있다. 공무원은 컨베이어벨트의 어느 한 지점에 배치된 노동자처럼 익숙한 일을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하기만 하면 된다. 가장 합리적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도 마찬가지다. 나치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유대인을 학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총살실험에서 비효율성을 파악하고 독가스를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유대인을 죽였다. 유대인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는 유대인에게 유대인 색출을 맡겼다. 원재료 유대인을 수송할 철도망과 원자재 보관창고 수용소를 만들고 죽음이라는 최종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아우슈비츠라는 살인공장을 만들었다. 마치 잡초 하나 없이 완벽한 정원처럼 유대인이나 게이, 레즈비언, 장애인 등이 전혀 없는 완벽한 나치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미국 사회학자 조지 리처가 쓴 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 (사회의 맥도날드화) 제6판

합리화된 근대사회에서 탈출구 역할을 하는 여가활동 마저도 맥도날드화를 비켜가지 못한다.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해외여행 패키지투어 상품을 산다. 부족한 운동을 보충하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받는다. 잘 만들어진 몸으로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배우고 워터파크에서 여름휴가를 즐긴다. 합리화된 일상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합리화된 여가활동을 한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세상은 자꾸만 맥도날드화 되는가?

맥도날드는 최적의 방법으로 배고픈 사람을 배부르게 해 준다. 효율적(efficient)이다.

 

맥도날드는 많은 양의 음식을 신속하게 생산하고, 종업원은 적은 임금을 받고 빨리 일하고, 고객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음식을 먹는다. 모든 것은 계산가능(calculability)하다.

 

맥도날드 햄버거 양과 맛은 지점에 관계없이 동일하고, 종업원은 정해진 시간 내에 햄버거를 고객 손에 쥐어주고, 고객은 15분 이내에 매장을 빠져나간다. 예측가능(predictability)하다.

 

맥도날드 종업원은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며, 고객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주문한 햄버거를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먹고 말없이 나간다. 종업원과 고객을 완벽하게 통제(control)한다(George Ritzer. 1999.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김종덕 역. 시유시. 79~216).

 

근대사회는 이성과 과학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사회를 지향한다. 맥도날드는 효율적이고 계산가능하고 예측가능 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함으로써 근대사회의 목표를 달성한다. 그러나 형식합리성(formal rationality)에 매몰된 근대사회는 합리성의 비합리성(irrationality of rationality)에 빠져서 어느 누구도 행복하게 살 수 없는 쇠감옥(iron cage)으로 변해간다. 공무원은 행정절차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할 수밖에 없고, 의사는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잉진료를 한다.

 

맥도날드화는 바야흐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미국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말한다(George Ritzer. 2011. The McDonaldization of Seocity 6. Sage. 166~170). 미국에서 개발된 맥도날드의 관행이 전 세계 패스트푸드 가게로 확산되고 있고, 패스트푸드 체인이 아닌 대학이나 경찰에게도 맥도날드의 관행이 퍼져나가고 있다. 거의 모든 사회생활이 맥도날드화된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결국 맥도날드는 새로운 지구의식(global consciousness)을 양산한다.

 

맥도날화로 세계화를 기술한 미국 사회학자 조지 리처

사람들은 점점 더 멀리 여행하고, 비즈니스맨들은 점점 더 글로벌하게 비즈니스를 한다. 어디를 가나 호텔은 비슷한 객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느 나라나 비즈니스 관행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미국호텔이라고 해서 우주선으로 객실을 만들 것도 아니고, 한국호텔이라고 해서 초가삼간을 호텔로 만들 것도 아니다. 한국이라고 선진적인 호텔경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라고 후진적으로 호텔경영을 할 것도 아니다. 세계는 점점 더 자본주의화 되고 미국화 되고 맥도날드화된다. 맥도날드화는 가능한 세계화의 한 시나리오이지만 세계화의 향방은 맥도날드화로 가고 있다. 온 세상이 맥도날화되고 온 세상이 미국처럼 변해간다.

비판적 책읽기 - 디즈니화

뭐라! 세계화가 미국화라고? 영국 사회학자 알란 브라이만(Alan Bryman)이 발끈한다. 조지 리처가 말한 것과 달리 세계가 점점 더 동질화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란 브라이만은 디즈니 테마파크(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디즈니랜드는 전체 디즈니 테마파크 중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파리에 있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그리고 홍콩에 있는 디즈니랜드 등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 외에도 플로리다 올랜도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와 도쿄 디즈니 리조트도 있다. 더욱이 기존의 디즈니랜드는, 홍콩을 제외하면, 리조트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알란 브라이만은 전체를 통칭해서 디즈니랜드라고 하지 않고 디즈니 테마파크라고 부른다)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세계화를 미국화와 획일화로 본 George Ritzer의 주장에 반대하면서 Alan Bryman은 주제화, 잡종소비, 머천다이징, 감정노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디즈니화로 말미암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 등을 특징으로 하는 맥도날드화와 마찬가지로 디즈니화도 네 가지 차원, 즉 주제화, 잡종소비, 머천다이징, 감정노동 등의 특징을 지닌다(Alan Bryman. 2004. The Disneyization of Society. Sage. 15~129).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있는 디즈니 테마파크는 각각의 독특한 이야기(theming)를 통해 다른 디즈니 테마파크 또는 여타 테마파크와 차별화한다.

 

디즈니 테마파크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홍콩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고객일지라도 플로리다 올랜도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를 방문한다. 디즈니 테마파크에서는 멀티플렉스, 백화점, 푸드코트 등이 한 곳에 다 있기 때문에 잡종소비(hybrid consumption)가 일어난다. 지천으로 널려 있는 동일한 개념의 비슷한 가게들이 아니라 각각 다른 장소에 있는 판이하게 다른 가게들을 한 곳에 모두 모았다.

 

디즈니 테마파크는 애초에 대량생산된 제품에 디즈니 캐릭터와 로고를 부착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기념품을 만든다. 또한 디즈니 캐릭터와 로고를 다른 제품에 판매함으로써 디즈니 테마파크 밖에서도 디즈니 캐릭터와 로고를 부착한 제품들이 생산·판매된다(merchandising).

 

디즈니 테마파크 종업원들은 마치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멋진 옷을 입고 고객을 기분 좋게 함으로써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performative labour).

 

알란 브라이만은 세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세상은 더욱 비슷하게 변해간다는 조지 리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개별 테마파크만의 고유한 이야기, 도저히 한 곳에서 다 볼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가게들, 대량생산된 제품에 새로움을 더 하고 기존의 제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디즈니 캐릭터와 로고, 마치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고객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서비스 등으로 말미암아 디즈니 테마파크는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디즈니 테마파크를 조직하는 이와 같은 원리는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도 다양해지고 있다.

 

영국 사회학자 알란 브라이만이 쓴 The Disneyization of Society(사회의 디즈니화). 세계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더욱 다양하게 만든다. 즉, 맥도날드화가 아니라 디즈니화가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세계화는 이런 변화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파리 디즈니랜드는 개장 초 실패를 교훈 삼아 유럽인딀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한 결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반면에 도쿄 디즈니랜드는 미국에 가지 않고도 미국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장 미국적인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는 종업원의 감정노동을 자제시킨다. 과도하게 미소를 지으면 놀리는 줄 알고 손님들이 불쾌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표준화와 동질화로 치달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화로 변해간다. 세계는 맥도날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화되고 있다.